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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2023년 5월 17일
- 2분 분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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뻐드러져 가지고 네 줄기 기다란 그림자를 질질 끌면서 앞으로 유령처럼 꿈틀거리며 나가기 시작했다.
한 군데 산허리를 돌았다. 그러자 산길 옆으로 한 채의 점방(店房)이 나타났다.
그 집 대문 앞엔 당장 죽어 넘어갈 듯이 까물까물하는 등불이 매달려 있었다. 음산하기 비길 데 없는 광선이 어슴푸레하게 사방을 간신히 비추고 있었다.
그 등불 뒤, 대문 문틀 한복판에는 때가 꾀죄죄하게 묻은 한 폭의 누런 헝겊이 가로질러 걸려 있는데, 비바람에 펄럭펄럭 소리를 내며 휘날리고 있었다.
땅딸보 노인이 그 집 대문 앞에 이르기까지 방울 소리는 끊이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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않았다. 대문 앞에 우뚝 서자, 노인은 더한층 힘들여서 쇠방울을 쩔렁쩔렁 두 번 흔들고 입 속으로 뭣인지 중얼중얼했다.
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? 주문(呪文)을 외고 있는 것인지? 그것을 판단해서 알아들은 사람은 없었다.
단지 노인을 뒤따라 온 네 구의 시체만은, 그 중얼대는 말을 알아듣기라도 했다는 듯 꼼짝달싹도 하지 않고 장작개비처럼 뻣뻣이 뻐드러져 있었다.
바로 이때, 집 안에서 등잔 불빛이 한 번 번쩍했다. 그러고 나서 대문이 절반쯤 안으로부터 열리더니, 누군지 사람 머리 하나가 불쑥 밖으로 내밀어지더니 사방을 두리번거렸다.
그러고 나서야 그 사람은 입을 열었다.
"장(張) 노인! 인혼향(引魂香)을 드리리까?"
땅딸보 노인이 대답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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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네 주(四柱) 몫만 주시오! 정말 미안하오!"
"그렇게 합시다!"
그 사람은 선뜻 대답하고 또 대문을 처음과 같이 닫아 버렸다.
얼마 후에야 대문 옆에 있는 나무 벽이 우지끈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, 바싹 마르고 몹시 허약해 보이는 노인이 한 사람 걸어 나왔다.
그 노인은 손에 열두 자루의 불을 붙인 향(香)을 들고 나와서 땅딸보 노인의 손에 들려주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.
땅딸보 노인은 쇠방울과 새까맣게 때가 묻은 누런 비단 등을 벽문(壁門) 옆에 놓았다. 그러고 나서, 두 손으로 기다란 향불을 떠받들고 네 시체를 향하여 뭣인지 한바탕 중얼중얼 외었다. 다시 몸을 돌이켜 등과 쇠방울을 집어 들고 우흐흥 우흐흥, 짐승이 울부짖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를 뇌까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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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이상한 소리는 밤공기 속으로 떨려 퍼지면서 듣는 사람의 모골을 송연하게 했다.
네 구의 시체는 또다시 장작개비처럼 뻣뻣하게 앞으로 움직여 나갔다. 천천히, 천천히 땅딸보 노인이 뇌까리는 괴상한 소리를 따라서 벽문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.
벽문 안은 좁고 길었으며, 썩은 냄새가 왈칵왈칵 코를 찌르는 음산한 방이었다. 맨 가운데 땅바닥에는 이 시점(屍店) 사람이 벌써 네 개의 기름등잔에 불을 밝혀 놓았다.
등잔과 등잔의 거리가 서너 자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며, 기름등잔 옆에는 하얀 쌀이 한 대접씩 담겨져 있었다.
땅딸보 노인은 그제서야 쇠방울을 품속에 간직해 넣었다. 그런 다음에 두 손으로 기다란 향불을 떠받들고 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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