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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다음에 두 손으로 기다란 향불을 떠받들고 시체를 향하여 까딱까딱 고개로 절을 했다.

그 다음에는 세 줄기 기다란 향불을 갈라 들고 제일 첫 시체를 인도하고 나가서, 얼굴은 기름등잔을 향하게 하고 벽에다 기대 세워놓았다.

시체를 완전히 세워 놓고 나서, 노인은 다시 세 줄기 기다란 향불을 기름등잔 옆에 놓여 있는 대접의 쌀 속에다 꽂았다.

노인의 행동은 아주 느릿느릿 하며 일거일동이 모두 기계같이 익숙했다.

네 구의 시체를 모조리 적당한 위치에 자리 잡아 세워놓고 나서, 땅딸보 노인은 조심조심 똑바른 눈초리로 그것들을 더듬어 봤다.

다음 순간, 노인의 입에서는 가벼운 한숨이 터져 나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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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리에 차고 있던 때가 꾀죄죄하게 묻은 손수 을 꺼내서 이마 위의 빗방울 같은 땀을 씻었다.

본래가 호남성 서부 일대의 궁벽한 산길에는 유난히 시체를 끌고 가는 행인들이 많으며, 그들은 대개가 낮엔 자고 밤에 길을 가기 때문에 그들의 휴식과 또 송장을 맡아 두는 편의를 보아주기 위해서 이런 시점(屍店)이니 시소(屍所)니 하는 집이 여기저기 생겨 난 것이다.

이런 시점이란 것은 응당 성안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있어야 할 것인데, 이 시점만은 마양에서 불과 20여 리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. 왜냐하면 이 산길에는 평소에 내왕하는 행인이 지극히 드물고, 또 궁벽하고 험준한 산속이라서 성안에서 그다지 멀지 않아도 무방했기 때문이었다.

날이 밝아 오느라고 먼 곳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. 땅딸보 노인은 조심조심 벽문을 닫고 옆에 있는 다른 좁은 문으로 빠져 나와서 딴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.

그 딴 방이란, 시체를 끌고 가는 사람들이 투숙하는 별실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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땅딸보 노인이 자리에 앉자마자, 시점(屍店)의 바싹 마른 노인은 곧 술 한 주전자와 안주를 서너 접시 가지고 들어왔다.

땅딸보 노인은 낮에는 잠이나 자고, 밤이면 말 못하는 송장들과 길을 함께 걸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, 이런 때엔 살아 있는 사람과 더불어 이야기를 주고받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.

바싹 마른 노인에게 손가락질을 해서 옆에 있는 나무 걸상을 가리키고, 희끗한 염소 같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.

"이씨(李氏) 할아버지! 술이나 몇 잔 같이 마셔 보십시다. 그려!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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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씨 할아버지라고 불린 노인은 히죽 웃었다.

"우리, 참 오래간만이군. 그래! 그런데 이번 길에는 겨우 네 구만 끌고 가는 건가?"

땅딸보 노인은 땅이 꺼지도록 긴 한숨을 내쉬고 머리를 쩔레쩔레 옆으로 흔들었다.

"허허! 거 참! 한 살 두 살 나이를 더 먹을수록 몸이 달라져서‥‥‥정말, 이 짓을 하고 밥술 얻어먹는 것도 길진 못할 것 같소! 진정이지, 지금이라도 딴 밥벌이를 하고 싶은 생각뿐이오!"

이씨 할아버지는 딴 식탁 위